EP.04 제가 느끼는 감정을 관객도 함께 느끼고 있구나,
그럴 때 이루어 말할 수 없는 기쁨이 느껴지죠
/ 피스트레인 무대 연출 감독 김보람
피스트레인에는 헤드라이너가 없다. 음악과 평화만 있을 뿐.
공연과 페스티벌을 많이 다니다보면, 무대 위 빛나는 뮤지션보다 반짝이는 불빛 뒤로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궁금한 지경에까지 이른다. 페스티벌 무대에서 터지는 저 불꽃 타이밍은 누가 정하는걸까, 저런 특수효과는 '왜' '지금' 연출 된걸까.
헤드라이너가 없는, 다시 말해 무대의 경중이 없는 페스티벌 무대는 무엇을 중점에 두고 연출할까? 여기, 피스트레인의 무대를 보이는 것에서부터 보이지 않는 것까지 연출하는 사람이 있다. 플랙스 소속 피스트레인 무대 연출 감독 김보람을 노들섬에서 만나보았다.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 무대 연출 감독 김보람 @노들섬
<김보람>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 무대 연출을 하는 플랙스 소속 김보람입니다. 플랙스 신원규 감독님과 6년 넘게 같이 일하고 있습니다.
플랙스는 국/내외에서 콘서트와 페스티벌 공연을 연출하고 제작하는 공연 전문 회사입니다. 공연 연출팀 파트, 그리고 공연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제작 PD 파트가 있고요. 음향팀인 플랙스 사운드가 있습니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세요? 작년 한 해 많은 공연이 취소됐었지만, 거리 두기 단계가 내려가면서 재개하셨다고 들었는데요.
너무 정신없이 바쁘게 일하고 있어요. 회사에서 얼마 전부터 <미스터트롯> 투어랑 <싱어게인> 콘서트를 동시에 진행했는데요. 저는 지난주까지 <미스터트롯>을, 신원규 감독님은 <싱어게인> 을 나눠서 연출했습니다. 다행히 잘 마치고, <미스 트롯>을 준비 중이에요. 또 그 외적으로 2~3개 정도 준비하고 있고요. 이렇게 재가동 된지 얼마 안됐죠.
어느 정도 스탑 기간이 있었나요?
원래 2020년 3~4월부터 투어가 시작되는 거였어요. 그리고 8월로 미뤄지고, 계속 미뤄지고,,, 재개를 했는데 12월에 스탑이 걸렸죠. 그래서 거의 200여 일 만에 다시 공연 투어를 돌 수 있었어요.
그 200여 일이 그냥 ‘200일 후에 시작합니다’가 아니라, 언제 재개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2월, 3월에 한다는 마음으로 잡아놓았죠. 올해 초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어요. 프로그램과 큐시트도 다 바뀌고 아예 새로운 판을 짠 거죠. 그렇게 한 달 한 달 미래를 모른 채로 준비하다가 3주 전에 겨우 시작할 수 있었어요. 저를 포함한 스태프분들도 이제야 조금 정신을 차리는데 너무 바쁜 스케줄이니까 재가동을 미친 듯이 하고 있습니다.
겨울잠을 강제로 자다가, 갑자기 채찍질 맞는 격이네요.
물벼락을 맞은 거죠. 그 상황에서 당연히 실수도 없어야 하는 거고, 다시 예전만치 재가동을 해야 하는데 생각보다 에너지를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수많은 스태프분들과 아티스트분들 함께하기도 하고. 특히나 이번 콘서트가 대한민국에서 시의적으로도 중요한 공연인데, 정신을 놓고 있을 수가 없는 거예요. ‘보람아 정신 차리자, 실수하면 안 돼, 화이팅하자’하고 무사히 잘 끝냈죠.
감독님은 해외는 미국 <혁오> 북미투어 등, 해외 투어도 많이 다니신걸로 알고있어요. 팬데믹 기간 동안 국내외 몇 개의 공연, 페스티벌 몇 개가 취소됐는지 세보셨어요?
세보지는 않았는데 국내까지 포함하면 거의 20개 넘나? 너무 허무하더라구요. 피스트레인 말고도 저희가 고정으로 하는 페스티벌 2개 정도 더 있고, 꽤 많죠. 일단 가까운 것부터 말씀드리자면, 싱가폴에 매년 9,10월쯤에 나가는 아이돌 한류 페스티벌을 고정으로 했었어요. 작년에는 영국이랑 다른 나라랑 협업해서 다 계획했는데 취소됐죠. 매년 나갔던 건 텍사스 오스틴 <SXSW>인데 제발 가고 싶어요. 작년에 비행기 티켓팅까지 다 해놨다가 환불도 못받고 취소하고 그러다보니 지금 이렇게 무기력하고 번아웃 상태 인거같네요.
오랜 기간 마음을 쓰고 열심히 만든 공연이 취소되면 너무 허무하고 헛헛하죠.
당장 다음주라도 공연이 올라갈 수 있도록 만든 공연이 자꾸만 취소되고 그 취소가 반복되다보니까 지쳐가는 건 사실이었지만 회사에 월급 받는 것도 죄송했어요. 처음엔 ‘감사합니다’하고 받았는데, 6개월이 넘어가니까 그 이후에는 ‘받아도 되나? 우리 회사 괜찮나?’ 싶었어요. 워낙에 공연 업계 회사 문이 닫히거나 직원분들도 많이 나가셨다고 말들이 너무 많이 들리니까. 사실 되게 속상했어요.
한 번은 제가 막내 때부터 잘 챙겨주시던 감독님과 통화를 했었는데요. 그 회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자리의 감독님이셨는데 회사도 힘들어지고 월급 문제도 있고해서 그만두시고 배달을 하신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감독님 안 계시면 누가하냐고, 지금은 당연히 생계도 중요하니 이해하지만 언젠가 다시 돌아오실 거라 믿는다’고 말하면서 통화 중에 울기도 했죠. 상황이 되게 속상하더라고요.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 무대 연출 감독 김보람 @노들섬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 무대 연출 감독 김보람 @피스트레인 현장
<무대를 연출하는 마음>
보람 감독님의 처음이 궁금해요. 어떤 경험으로 음악을 업으로 삼으셨는지요? 가장 처음 했던 일은 무엇이었는지도 궁금해요.
초등학생 때부터 노래를 하던 사람이에요. 원래 가수가 꿈이였죠. 마냥 계속 노래를 부르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뮤지컬과를 들어가고 졸업하고서 오디션을 보러 다니다가 23살에 소규모 소극장 뮤지컬 오디션을 보러 가서 합격을 했는데, 바로 공연을 올려야 하는 상황인 거예요. 제가 그때 ‘백퍼센트 이 캐릭터가 되지 않으면 할 수 없다고, 관객들한테 거짓말을 할 수 없다고’ 말씀드리면서 무슨 패기인지 못하겠다고 말씀을 드렸어요.
감독님께서 뮤지컬과 콘서트 연출을 하시던 분이었는데, 그럼 배역은 아니더라도 연출 일을 해볼 생각이 없냐고 여쭤보셨어요. 제가 대학 다닐 때 배우만 해서 스태프 일은 못 배웠거든요. 다른 친구들은 조명, 음향을 다 배우는데 항상 배우고 싶은 욕구가 있었어요. ‘내가 뭔가를 알아야 배우로서 요청도 할 수 있겠다’는 마음에 알겠다고 하고 시작을 했지만, 그때부터 일복이 타고난 건지 뮤지컬 뿐 아니라 콘서트 조연출도 동시에 했어요. 소극장 공사판에도 있었고, 배우 관리, 안무 지도도 하고.... 새벽 5시에 끝나면 빨리 끝났다고 생각할 정도로 힘들게 일했죠.
그렇게 일을 하시다가 시간이 흘러서 지금 회사 ‘플랙스’에는 어떻게 들어가신 거에요?
그만두고 그동안 못 놀았던 것도 있고 (웃음) 홍대에서 엄청나게 놀았어요. 친한 오빠가 <무한도전 가요제> 무대감독도 하고 엄청 바빴는데요. ‘혼자 바쁘지 말고 같이 좀 바쁘자고, 나도 할 수 있다고’ 그랬는데 친구가 ‘내가 아는 동생 중에 조연출을 구하는데 면접을 봐볼래? 근데 내일이야’라고 해서, 다음날 바로 상암 MBC에 가서 면접을 봤는데 합격을 한 거죠. 그때 면접을 봐주셨던 감독님이 지금 회사 플랙스의 신원규 감독님이랑 일하셨던 분이라, 같이 지금 회사에 들어오게 됐어요. 면접을 봐주셨던 감독님은 저 혼자 두고 나가셨지만. (웃음)
저희 회사 생각보다 굉장히 프리해요. 풀어주시고,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많이 지원해주시고 상하 관계 있는 거 싫어하셔서 자유롭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까지 6년 째 인연을 이어가고 있네요.
콘서트와 축제마다 역할이 다를 거 같긴 한데요. 연출 감독이라고 함은 정확히 어떤 업무를 하시나요?
공연마다 다르기도 하고 굉장히 광대한데요. 크게는 프로덕션 정리부터 셋업, 철수 일정, 데크라이더, 레파토리 정리, 합주를 진행하며 편곡 방향을 잡기도하고, 리허설 및 공연 진행, 철수 중에 케이블 타이를 줍기도 하죠. (웃음)
아티스트 단독 공연 같은 경우는 아티스트가 원하는 것을 기준으로, ‘이 곡은 어떠세요? 이 순서는 어떠세요?’라고 의견을 드리죠. 한 번은 제가 되게 어릴 때였는데 신감독님께서 맡겨주셔서, 저희 연출부에서 셋리스트를 짰는데 15개의 버전이 나왔어요. 그래서 아티스트분께 ‘선생님 이건 어떠세요?’라고 제안했는데, 픽스되어 그대로 연습도 하시고 무대를 올렸는데 쾌감이 있었죠. 제가 느끼고 표현하고 싶은 연출적인 부분과 아티스트분들이 원하시는 부분이 함께 했을 때 보람을 느낍니다.
공연과 페스티벌 현장에서 바로 느낄 수 있는 거니까 더 짜릿할 것 같아요.
보통 콘솔(CONSOLE)이 객석 한가운데 있을 때가 많으니까, 관객을 한눈에 볼 수 있잖아요. 관객의 반응이 시각뿐 아니라 공기의 분위기로 확 느껴지거든요. ‘내가 연출하고 느끼는 감정을 관객도 함께 느끼고 있구나’ 그럴 때 이루어 말할 수 없는 기쁨이 느껴지죠.
감독님은 특히 무대에서 공연을 꿈꾸셨던 분이었잖아요. 콘솔이라는 무대에서 감독님의 공연을 하고 계시는 거처럼 느껴지네요. 여러 업무가 있을 텐데, 그중에서 가장 마음을 쓰는 일은 무엇인가요? 특히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하실 거 같아요.
어떤 공연/페스티벌을 하던지, 아티스트가 됐건 아니면 저희 스태프분들이 됐건, 어느 한 회사에 하루 아르바이트를 하시는 분이 됐건 많은 분이 '잘 마쳤다', '좋은 공연이었다'고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그 많은 분을 중간에서 정리하는 게 연출 파트다 보니까, 커뮤니케이션에 가장 많이 마음을 쓰죠. 예상치 못한 사고들도 일어나고, 정리를 백번 해도 정리가 안 되고 새로운 의견이 나오니까. 그래도 다 같이 인상을 쓰고 있는 것보다는 ‘우리가 이렇게 멋진 공연을 해냈구나’라고 많은 분이 느끼셨다면 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공연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랬을 때 마음이 따뜻해지는데 사실 그러기가 가장 힘들어요.(웃음) 지금 제 자신에게도 마음의 여유가 없는데, 많은 경험들이 쌓이면서 저만의 노하우와 여유로움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감독님은 여러 사람의 마음을 매니징하는 것처럼 느껴지는데요. 사실 스스로 사랑이 많을 때는 자연스럽게 흘러나오지만, 일할 때는 분명히 날이 서 있을 때도 있을 것 같아요. 특히 지금 이런 어려운 시국의 상황에서는 어떻게 사랑을 채우시는지 궁금하네요.
저번 주 현장에서도 그게 가장 힘들었어요. 저는 ‘내가 불편해도 다른 사람이 기분 좋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하는 성격의 평화주의자인데요. 일을 하다 보면 그냥 마냥 웃고 마냥 ‘아 제가 하겠습니다’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바보가 되어있더라고요. 그리고 연출부의 역할과 위치가 무르면 안 되더라고요. 어떨 때는 날카로워야 하고, 날이 설 수밖에 없고 강하게 말을 해야 결정이 되거든요. 저의 평화를 흔드는 사람이 많아요. 정리가 안 돼요. 그때 단호하게 이야기를 해야 할 때가 있는데, 좋게좋게 하고 싶은데 그게 가장 힘들었어요.
저는 멘탈이 강하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공연이 재개되기 전까지 괜찮은 줄 알았는데, 이유를 모르겠는 안 풀리는 무언가가 있더라고요. 아무도 만나기 싫고 아무것도 안 하고 싶고, 가만히 좀 내버려 둬 주셨으면 좋겠는데(웃음). 그래도 공연을 재개하고 나니까 바쁘고 정신없고 잠을 못 자도 마구 달려가다보니 거기에서 오는 에너지가 있더라고요.
'어떻게 사랑을 채우냐'는 건... '어떻게 따뜻한 마음과 시선을 가지나요?' 와 같은 의미인 것 같은데요. 제가 바쁘다는 핑계로 연락을 잘 못하더라도 저라는 사람을 봐주고 계속해서 연락해주고 사랑해주는 소중한 저의 사람들과,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생각만 해도 마음이 뭉클해지는 따뜻한 추억들, 그리고 소소하게 밤하늘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기, 분리수거하기, 설거지하기 커피 내려마시기, 집에서 노래 틀어놓고 둠칫둠칫 춤추기 (웃음) 등 소소하게 마음을 채워가는 것 같아요.
하루 빨리 코로나 상황이 나아져서 마스크 벗고 경복궁 길도 걷고, 공연, 전시도 보러가고.. 해외 공연도 나가고 싶네요. 많네요. (웃음)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 무대연출부스
<DMZ PEACETRAIN MUSIC FESTIVAL 2021?>
피스트레인 1회부터 함께하셨죠. 어떤 일을 주로 하셨는지?
피스트레인에서도 연출 감독을 했습니다. 신원규 감독님이 프로덕션 안에서 총감독님이셔서 함께 주차장(피스 무대)과 잔디광장(플레이 무대) 총괄로 정리를 했고, 페스티벌 들어가면 저는 주차장(피스) 무대를 맡아서 현장 진행을 했습니다.
피스트레인 첫해 였던 18년부터 같이 했어요. 철원에 자주 갔죠. 메인무대 주차장의 첫인상은 ‘여기서 페스티벌을 한다고?’ (웃음) 공간이 좋긴했는데 여기서 페스티벌을 하면 어떤 그림이 나올까 상상이 안 되긴 했는데요. 막상 딱 현장에 들어가니 너무 좋았어요. 잔디광장 플레이 무대 분위기도 너무 좋아서 다음에 하면 ‘제가 잔디 무대 연출을 한다고 할까?’ 생각했죠.
피스트레인 현장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비가와도 모든 사람이 어깨동무하고 다 같이 친구처럼 뛰어노는 모습. 그리고 아티스트분들도 공연이 끝나고 집에 안 가시더라고요. 관객 사이에 계시거나 다같이 즐기는 모습. 그 사이에 사무국 분들도 다 같이 춤추시는거에요. 저도 놀고 싶다고 생각했죠. (웃음) 고생하셨는데 다 같이 즐기는 모습 보고 그때 되게 좋았어요. 저도 콘솔에서 둠칫둠칫하고 있었고요. 피스트레인의 공기는 확실히 달라요. 오바를 더하자면 F&B를 기다리는 줄마저도 평화로운 느낌.
저조차도 현장에서 마음이 되게 편안해지는 게 ‘피스트레인’ 현장이에요. 인터뷰여서 하는 말이 아니라, 약간 고향 같은 느낌? 서로 현장에서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방향과 이상이 같다고나 할까? (웃음) 매년 같이 오셨던 다른 스태프분들도 피스트레인 현장은 조금 다르다고 이야기를 해주세요. 어떻게 보면 놀랍기도 해요. ‘나만 느끼는 게 아니었구나’ 생각했죠. 확실히 달라요. F&B 분들마저 다같이 지금 뭔가 행복하구나! 철원에서 되게 즐기고 있다고 느껴지고요. ‘피스’트레인이라 그런지 몰라도 평화로운 뭔가가 있어요. 얼른 철원에 가고 싶네요.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읽고 계실 피스트레인 관객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얼마 되지 않아 우리가 만날 수 있을 것 같으니, 그전까지 열심히 에너지 비축해두시다가 피스트레인 현장에서 만날 수 있기를!
<사랑과 평화를 찾아서>는 릴레이 인터뷰인데요. 다음 인터뷰를 진행할 분께 궁금한 점을 마지막으로 인터뷰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생뚱 맞아도 돼요? 다음에 저랑 같이 술 한잔할 의향이 있으신지?
피스트레인 무대 설치 중 @김보람 제공
P.S 평소에 평화를 어디서 찾으세요?
저 자신 안에서 찾으려고 해요. 제가 먼저 안정적이어야 타인에게 말이든 에티튜드든 자연스럽게 할 수 있으니까. 계속해서 저 자신을 딱 잡고 저 자신을 쥐고 흔들 수 있게끔 감정을 다스려요. 그렇게 됐을 때 안정적이고, 제가 단순해서 행복함을 금방 느끼거든요. (웃음)
Spotify ➡ https://spoti.fi/3kbI8m1
Youtube ➡ https://bit.ly/3tPe96Q
인터뷰를 마치고, 뻥-뚫린 하늘이 보이는 노들섬 흡연구역에서 함께 담배를 태웠다. 오늘 인터뷰가 마치 서로 상담을 받은 시간 같다며 입모아 말했다. '어디다 토해내지 못한 감정과 마음을 이렇게나 구체적으로 이해해주시다니' 다름이 아닌 존재로서 증명될 때 진정한 위로가 된다는 것을. 서로 꼭 손을 잡지 않아도 느슨한 연대감을 느낄 때 오히려 와닿는 위로가 된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게 정하기 어려웠던 인터뷰 콘텐츠의 제목을 보람감독님 인터뷰를 마치고 확정할 수 있었다. '사랑과 평화를 찾아서'
☮ 인터뷰, 글, 사진 | 장채영 (피스트레인 콘텐츠 매니저)
☮ Venue | 노들섬
☮ 발행 |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
피스트레인에는 헤드라이너가 없다. 음악과 평화만 있을 뿐.
공연과 페스티벌을 많이 다니다보면, 무대 위 빛나는 뮤지션보다 반짝이는 불빛 뒤로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궁금한 지경에까지 이른다. 페스티벌 무대에서 터지는 저 불꽃 타이밍은 누가 정하는걸까, 저런 특수효과는 '왜' '지금' 연출 된걸까.
헤드라이너가 없는, 다시 말해 무대의 경중이 없는 페스티벌 무대는 무엇을 중점에 두고 연출할까? 여기, 피스트레인의 무대를 보이는 것에서부터 보이지 않는 것까지 연출하는 사람이 있다. 플랙스 소속 피스트레인 무대 연출 감독 김보람을 노들섬에서 만나보았다.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 무대 연출 감독 김보람 @노들섬
<김보람>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 무대 연출을 하는 플랙스 소속 김보람입니다. 플랙스 신원규 감독님과 6년 넘게 같이 일하고 있습니다.
플랙스는 국/내외에서 콘서트와 페스티벌 공연을 연출하고 제작하는 공연 전문 회사입니다. 공연 연출팀 파트, 그리고 공연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제작 PD 파트가 있고요. 음향팀인 플랙스 사운드가 있습니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세요? 작년 한 해 많은 공연이 취소됐었지만, 거리 두기 단계가 내려가면서 재개하셨다고 들었는데요.
너무 정신없이 바쁘게 일하고 있어요. 회사에서 얼마 전부터 <미스터트롯> 투어랑 <싱어게인> 콘서트를 동시에 진행했는데요. 저는 지난주까지 <미스터트롯>을, 신원규 감독님은 <싱어게인> 을 나눠서 연출했습니다. 다행히 잘 마치고, <미스 트롯>을 준비 중이에요. 또 그 외적으로 2~3개 정도 준비하고 있고요. 이렇게 재가동 된지 얼마 안됐죠.
어느 정도 스탑 기간이 있었나요?
원래 2020년 3~4월부터 투어가 시작되는 거였어요. 그리고 8월로 미뤄지고, 계속 미뤄지고,,, 재개를 했는데 12월에 스탑이 걸렸죠. 그래서 거의 200여 일 만에 다시 공연 투어를 돌 수 있었어요.
그 200여 일이 그냥 ‘200일 후에 시작합니다’가 아니라, 언제 재개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2월, 3월에 한다는 마음으로 잡아놓았죠. 올해 초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어요. 프로그램과 큐시트도 다 바뀌고 아예 새로운 판을 짠 거죠. 그렇게 한 달 한 달 미래를 모른 채로 준비하다가 3주 전에 겨우 시작할 수 있었어요. 저를 포함한 스태프분들도 이제야 조금 정신을 차리는데 너무 바쁜 스케줄이니까 재가동을 미친 듯이 하고 있습니다.
겨울잠을 강제로 자다가, 갑자기 채찍질 맞는 격이네요.
물벼락을 맞은 거죠. 그 상황에서 당연히 실수도 없어야 하는 거고, 다시 예전만치 재가동을 해야 하는데 생각보다 에너지를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수많은 스태프분들과 아티스트분들 함께하기도 하고. 특히나 이번 콘서트가 대한민국에서 시의적으로도 중요한 공연인데, 정신을 놓고 있을 수가 없는 거예요. ‘보람아 정신 차리자, 실수하면 안 돼, 화이팅하자’하고 무사히 잘 끝냈죠.
감독님은 해외는 미국 <혁오> 북미투어 등, 해외 투어도 많이 다니신걸로 알고있어요. 팬데믹 기간 동안 국내외 몇 개의 공연, 페스티벌 몇 개가 취소됐는지 세보셨어요?
세보지는 않았는데 국내까지 포함하면 거의 20개 넘나? 너무 허무하더라구요. 피스트레인 말고도 저희가 고정으로 하는 페스티벌 2개 정도 더 있고, 꽤 많죠. 일단 가까운 것부터 말씀드리자면, 싱가폴에 매년 9,10월쯤에 나가는 아이돌 한류 페스티벌을 고정으로 했었어요. 작년에는 영국이랑 다른 나라랑 협업해서 다 계획했는데 취소됐죠. 매년 나갔던 건 텍사스 오스틴 <SXSW>인데 제발 가고 싶어요. 작년에 비행기 티켓팅까지 다 해놨다가 환불도 못받고 취소하고 그러다보니 지금 이렇게 무기력하고 번아웃 상태 인거같네요.
오랜 기간 마음을 쓰고 열심히 만든 공연이 취소되면 너무 허무하고 헛헛하죠.
당장 다음주라도 공연이 올라갈 수 있도록 만든 공연이 자꾸만 취소되고 그 취소가 반복되다보니까 지쳐가는 건 사실이었지만 회사에 월급 받는 것도 죄송했어요. 처음엔 ‘감사합니다’하고 받았는데, 6개월이 넘어가니까 그 이후에는 ‘받아도 되나? 우리 회사 괜찮나?’ 싶었어요. 워낙에 공연 업계 회사 문이 닫히거나 직원분들도 많이 나가셨다고 말들이 너무 많이 들리니까. 사실 되게 속상했어요.
한 번은 제가 막내 때부터 잘 챙겨주시던 감독님과 통화를 했었는데요. 그 회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자리의 감독님이셨는데 회사도 힘들어지고 월급 문제도 있고해서 그만두시고 배달을 하신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감독님 안 계시면 누가하냐고, 지금은 당연히 생계도 중요하니 이해하지만 언젠가 다시 돌아오실 거라 믿는다’고 말하면서 통화 중에 울기도 했죠. 상황이 되게 속상하더라고요.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 무대 연출 감독 김보람 @노들섬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 무대 연출 감독 김보람 @피스트레인 현장
<무대를 연출하는 마음>
보람 감독님의 처음이 궁금해요. 어떤 경험으로 음악을 업으로 삼으셨는지요? 가장 처음 했던 일은 무엇이었는지도 궁금해요.
초등학생 때부터 노래를 하던 사람이에요. 원래 가수가 꿈이였죠. 마냥 계속 노래를 부르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뮤지컬과를 들어가고 졸업하고서 오디션을 보러 다니다가 23살에 소규모 소극장 뮤지컬 오디션을 보러 가서 합격을 했는데, 바로 공연을 올려야 하는 상황인 거예요. 제가 그때 ‘백퍼센트 이 캐릭터가 되지 않으면 할 수 없다고, 관객들한테 거짓말을 할 수 없다고’ 말씀드리면서 무슨 패기인지 못하겠다고 말씀을 드렸어요.
감독님께서 뮤지컬과 콘서트 연출을 하시던 분이었는데, 그럼 배역은 아니더라도 연출 일을 해볼 생각이 없냐고 여쭤보셨어요. 제가 대학 다닐 때 배우만 해서 스태프 일은 못 배웠거든요. 다른 친구들은 조명, 음향을 다 배우는데 항상 배우고 싶은 욕구가 있었어요. ‘내가 뭔가를 알아야 배우로서 요청도 할 수 있겠다’는 마음에 알겠다고 하고 시작을 했지만, 그때부터 일복이 타고난 건지 뮤지컬 뿐 아니라 콘서트 조연출도 동시에 했어요. 소극장 공사판에도 있었고, 배우 관리, 안무 지도도 하고.... 새벽 5시에 끝나면 빨리 끝났다고 생각할 정도로 힘들게 일했죠.
그렇게 일을 하시다가 시간이 흘러서 지금 회사 ‘플랙스’에는 어떻게 들어가신 거에요?
그만두고 그동안 못 놀았던 것도 있고 (웃음) 홍대에서 엄청나게 놀았어요. 친한 오빠가 <무한도전 가요제> 무대감독도 하고 엄청 바빴는데요. ‘혼자 바쁘지 말고 같이 좀 바쁘자고, 나도 할 수 있다고’ 그랬는데 친구가 ‘내가 아는 동생 중에 조연출을 구하는데 면접을 봐볼래? 근데 내일이야’라고 해서, 다음날 바로 상암 MBC에 가서 면접을 봤는데 합격을 한 거죠. 그때 면접을 봐주셨던 감독님이 지금 회사 플랙스의 신원규 감독님이랑 일하셨던 분이라, 같이 지금 회사에 들어오게 됐어요. 면접을 봐주셨던 감독님은 저 혼자 두고 나가셨지만. (웃음)
저희 회사 생각보다 굉장히 프리해요. 풀어주시고,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많이 지원해주시고 상하 관계 있는 거 싫어하셔서 자유롭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까지 6년 째 인연을 이어가고 있네요.
콘서트와 축제마다 역할이 다를 거 같긴 한데요. 연출 감독이라고 함은 정확히 어떤 업무를 하시나요?
공연마다 다르기도 하고 굉장히 광대한데요. 크게는 프로덕션 정리부터 셋업, 철수 일정, 데크라이더, 레파토리 정리, 합주를 진행하며 편곡 방향을 잡기도하고, 리허설 및 공연 진행, 철수 중에 케이블 타이를 줍기도 하죠. (웃음)
아티스트 단독 공연 같은 경우는 아티스트가 원하는 것을 기준으로, ‘이 곡은 어떠세요? 이 순서는 어떠세요?’라고 의견을 드리죠. 한 번은 제가 되게 어릴 때였는데 신감독님께서 맡겨주셔서, 저희 연출부에서 셋리스트를 짰는데 15개의 버전이 나왔어요. 그래서 아티스트분께 ‘선생님 이건 어떠세요?’라고 제안했는데, 픽스되어 그대로 연습도 하시고 무대를 올렸는데 쾌감이 있었죠. 제가 느끼고 표현하고 싶은 연출적인 부분과 아티스트분들이 원하시는 부분이 함께 했을 때 보람을 느낍니다.
공연과 페스티벌 현장에서 바로 느낄 수 있는 거니까 더 짜릿할 것 같아요.
보통 콘솔(CONSOLE)이 객석 한가운데 있을 때가 많으니까, 관객을 한눈에 볼 수 있잖아요. 관객의 반응이 시각뿐 아니라 공기의 분위기로 확 느껴지거든요. ‘내가 연출하고 느끼는 감정을 관객도 함께 느끼고 있구나’ 그럴 때 이루어 말할 수 없는 기쁨이 느껴지죠.
감독님은 특히 무대에서 공연을 꿈꾸셨던 분이었잖아요. 콘솔이라는 무대에서 감독님의 공연을 하고 계시는 거처럼 느껴지네요. 여러 업무가 있을 텐데, 그중에서 가장 마음을 쓰는 일은 무엇인가요? 특히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하실 거 같아요.
어떤 공연/페스티벌을 하던지, 아티스트가 됐건 아니면 저희 스태프분들이 됐건, 어느 한 회사에 하루 아르바이트를 하시는 분이 됐건 많은 분이 '잘 마쳤다', '좋은 공연이었다'고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그 많은 분을 중간에서 정리하는 게 연출 파트다 보니까, 커뮤니케이션에 가장 많이 마음을 쓰죠. 예상치 못한 사고들도 일어나고, 정리를 백번 해도 정리가 안 되고 새로운 의견이 나오니까. 그래도 다 같이 인상을 쓰고 있는 것보다는 ‘우리가 이렇게 멋진 공연을 해냈구나’라고 많은 분이 느끼셨다면 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공연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랬을 때 마음이 따뜻해지는데 사실 그러기가 가장 힘들어요.(웃음) 지금 제 자신에게도 마음의 여유가 없는데, 많은 경험들이 쌓이면서 저만의 노하우와 여유로움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감독님은 여러 사람의 마음을 매니징하는 것처럼 느껴지는데요. 사실 스스로 사랑이 많을 때는 자연스럽게 흘러나오지만, 일할 때는 분명히 날이 서 있을 때도 있을 것 같아요. 특히 지금 이런 어려운 시국의 상황에서는 어떻게 사랑을 채우시는지 궁금하네요.
저번 주 현장에서도 그게 가장 힘들었어요. 저는 ‘내가 불편해도 다른 사람이 기분 좋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하는 성격의 평화주의자인데요. 일을 하다 보면 그냥 마냥 웃고 마냥 ‘아 제가 하겠습니다’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바보가 되어있더라고요. 그리고 연출부의 역할과 위치가 무르면 안 되더라고요. 어떨 때는 날카로워야 하고, 날이 설 수밖에 없고 강하게 말을 해야 결정이 되거든요. 저의 평화를 흔드는 사람이 많아요. 정리가 안 돼요. 그때 단호하게 이야기를 해야 할 때가 있는데, 좋게좋게 하고 싶은데 그게 가장 힘들었어요.
저는 멘탈이 강하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공연이 재개되기 전까지 괜찮은 줄 알았는데, 이유를 모르겠는 안 풀리는 무언가가 있더라고요. 아무도 만나기 싫고 아무것도 안 하고 싶고, 가만히 좀 내버려 둬 주셨으면 좋겠는데(웃음). 그래도 공연을 재개하고 나니까 바쁘고 정신없고 잠을 못 자도 마구 달려가다보니 거기에서 오는 에너지가 있더라고요.
'어떻게 사랑을 채우냐'는 건... '어떻게 따뜻한 마음과 시선을 가지나요?' 와 같은 의미인 것 같은데요. 제가 바쁘다는 핑계로 연락을 잘 못하더라도 저라는 사람을 봐주고 계속해서 연락해주고 사랑해주는 소중한 저의 사람들과,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생각만 해도 마음이 뭉클해지는 따뜻한 추억들, 그리고 소소하게 밤하늘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기, 분리수거하기, 설거지하기 커피 내려마시기, 집에서 노래 틀어놓고 둠칫둠칫 춤추기 (웃음) 등 소소하게 마음을 채워가는 것 같아요.
하루 빨리 코로나 상황이 나아져서 마스크 벗고 경복궁 길도 걷고, 공연, 전시도 보러가고.. 해외 공연도 나가고 싶네요. 많네요. (웃음)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 무대연출부스
<DMZ PEACETRAIN MUSIC FESTIVAL 2021?>
피스트레인 1회부터 함께하셨죠. 어떤 일을 주로 하셨는지?
피스트레인에서도 연출 감독을 했습니다. 신원규 감독님이 프로덕션 안에서 총감독님이셔서 함께 주차장(피스 무대)과 잔디광장(플레이 무대) 총괄로 정리를 했고, 페스티벌 들어가면 저는 주차장(피스) 무대를 맡아서 현장 진행을 했습니다.
피스트레인 첫해 였던 18년부터 같이 했어요. 철원에 자주 갔죠. 메인무대 주차장의 첫인상은 ‘여기서 페스티벌을 한다고?’ (웃음) 공간이 좋긴했는데 여기서 페스티벌을 하면 어떤 그림이 나올까 상상이 안 되긴 했는데요. 막상 딱 현장에 들어가니 너무 좋았어요. 잔디광장 플레이 무대 분위기도 너무 좋아서 다음에 하면 ‘제가 잔디 무대 연출을 한다고 할까?’ 생각했죠.
피스트레인 현장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비가와도 모든 사람이 어깨동무하고 다 같이 친구처럼 뛰어노는 모습. 그리고 아티스트분들도 공연이 끝나고 집에 안 가시더라고요. 관객 사이에 계시거나 다같이 즐기는 모습. 그 사이에 사무국 분들도 다 같이 춤추시는거에요. 저도 놀고 싶다고 생각했죠. (웃음) 고생하셨는데 다 같이 즐기는 모습 보고 그때 되게 좋았어요. 저도 콘솔에서 둠칫둠칫하고 있었고요. 피스트레인의 공기는 확실히 달라요. 오바를 더하자면 F&B를 기다리는 줄마저도 평화로운 느낌.
저조차도 현장에서 마음이 되게 편안해지는 게 ‘피스트레인’ 현장이에요. 인터뷰여서 하는 말이 아니라, 약간 고향 같은 느낌? 서로 현장에서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방향과 이상이 같다고나 할까? (웃음) 매년 같이 오셨던 다른 스태프분들도 피스트레인 현장은 조금 다르다고 이야기를 해주세요. 어떻게 보면 놀랍기도 해요. ‘나만 느끼는 게 아니었구나’ 생각했죠. 확실히 달라요. F&B 분들마저 다같이 지금 뭔가 행복하구나! 철원에서 되게 즐기고 있다고 느껴지고요. ‘피스’트레인이라 그런지 몰라도 평화로운 뭔가가 있어요. 얼른 철원에 가고 싶네요.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읽고 계실 피스트레인 관객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얼마 되지 않아 우리가 만날 수 있을 것 같으니, 그전까지 열심히 에너지 비축해두시다가 피스트레인 현장에서 만날 수 있기를!
<사랑과 평화를 찾아서>는 릴레이 인터뷰인데요. 다음 인터뷰를 진행할 분께 궁금한 점을 마지막으로 인터뷰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생뚱 맞아도 돼요? 다음에 저랑 같이 술 한잔할 의향이 있으신지?
피스트레인 무대 설치 중 @김보람 제공
P.S 평소에 평화를 어디서 찾으세요?
저 자신 안에서 찾으려고 해요. 제가 먼저 안정적이어야 타인에게 말이든 에티튜드든 자연스럽게 할 수 있으니까. 계속해서 저 자신을 딱 잡고 저 자신을 쥐고 흔들 수 있게끔 감정을 다스려요. 그렇게 됐을 때 안정적이고, 제가 단순해서 행복함을 금방 느끼거든요. (웃음)
Spotify ➡ https://spoti.fi/3kbI8m1
Youtube ➡ https://bit.ly/3tPe96Q
인터뷰를 마치고, 뻥-뚫린 하늘이 보이는 노들섬 흡연구역에서 함께 담배를 태웠다. 오늘 인터뷰가 마치 서로 상담을 받은 시간 같다며 입모아 말했다. '어디다 토해내지 못한 감정과 마음을 이렇게나 구체적으로 이해해주시다니' 다름이 아닌 존재로서 증명될 때 진정한 위로가 된다는 것을. 서로 꼭 손을 잡지 않아도 느슨한 연대감을 느낄 때 오히려 와닿는 위로가 된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게 정하기 어려웠던 인터뷰 콘텐츠의 제목을 보람감독님 인터뷰를 마치고 확정할 수 있었다. '사랑과 평화를 찾아서'
☮ 인터뷰, 글, 사진 | 장채영 (피스트레인 콘텐츠 매니저)
☮ Venue | 노들섬
☮ 발행 |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