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피스 다큐-레이션] EP.02 '김오키'의 빅 픽처

2020-06-17


☮ 피스 다큐-레이션

지금 여기, 동시대의 정체성을 가진 아티스트를 피스트레인만의 시선으로 깊이있게 조명하는 스페셜 영상 콘텐츠입니다. 7월, 눈부신 고석정에서 만나게 될 아티스트를 인터뷰로 먼저 만나보세요🤟


2020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 출연 아티스트 김오키 @스튜디오 드럼콘드라



김오키는 스스로가 예술가가 아닌 ‘예술업자’라고 한다. 길에서 춤을 추다 음악이 좋아 재즈를 시작했다는 김오키는 자신에 한계를 두지 않고 협업을 즐긴다. 솔로 앨범을 발매하며 본인의 음악으로 혼자 공연을 하기도, 김오키 새턴발라드, 김오키 뻐킹매드니스 등 여러 연주자들과 교류하며 공연을 하기도, 다양한 뮤지션 앨범에 색소포니스트로 피처링 하기도 했다. 단, 이와 같은 신념 하에서. 김오키의 친구이거나. 친구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함께하는 음악가의 음악이 좋거나. 김오키와 친구가 아니고 음악이 좋지 않더라도 돈을 많이 주거나.


김오키는 어느날 1970년대 산업화에서 밀려난 도시 빈민의 참상을 우화적으로 그린 조세희의 연작소설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공>을 읽었다. 30여년이 지난 지금의 대한민국과도 크게 다를 바가 없다고 느낀 그는 소설을 오마주해 2013년 <천사의 분노>라는 앨범을 발표했다. 문학에서 큰 영감을 받는다는 그는 마침내 2020년, 영화감독이 됐다. 영화를 제작하는 것이 평생의 꿈이었다는 그의 영화는 또 어떤 형태일까.


그의 마음 속 기저에는 ‘사랑’과 ‘평화’가 있다. 어떤 형태든 간에, 사랑이 전제해야만 삶이 지속된다는 것이다. 계속해서 교류하고, 얼굴을 마주보며 살을 비비는 것. 그런 삶이 지속될 수 없는 2020년, 바이러스로 인해 김오키의 세상에는 종말의 시작이 찾아왔다.다작을 하는 그를 2020년 한국대중음악상에서는 올해의 음악인 그리고 그의 앨범은 최우수 재즈 음반으로 꼽기도 했다. 꾸준히, 많이 앨범 작업을 하는 김오키이지만, 페스티벌 무대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왜 그런 것일까. 피스트레인은 작년에 이어 연속으로 철원의 무대에 서는 김오키를 주목했다. 2019년에는 ‘헬로비젼 X 김오키’의 무대로, 올해는 ‘김오키 뻐킹매드니스’로 무대에 서는 김오키가 말하는 음악, 평화 그리고 사랑 이야기.


지금 우리, 김오키와 함께 눈부신 평화를 만날 때다.

2020년 7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 철원에서.  


 

2020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 출연 아티스트 김오키 @스튜디오 유유히



"안녕하세요. 김오키라고 합니다. 

음악을 만들어서 파는 수익으로 먹고사니까 음악 업자죠."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어떤 변화가 있나요?

큰 변화가 있었죠. 일이 다 취소 됐는데 너무 바빠요. 아침에 일어나고, 매일 나가요. 원래 매일 나가면 안 되거든요. 주 5일은 일하고 이틀은 쉬어야 하는데. 돈은 못 벌어요. 시스템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나 싶어요. 결론적으로 수입이 많이 줄었죠. 돈이 없는데, 뭐, 걱정이 안 돼요. 어차피 종말이니까! 2020년에 종말이 와도 크게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봅니다.



종말의 시대를 어떻게 맞이하고 있으신가요?

많이 가지신 분들은 쫄릴 수 있겠지만 저는 잃을 것도 없어서 쫄릴 게 없어요. 하고 싶은 거 다하고 있는데, 요즘은 <다리 밑에 까포에라>라는 영화도 찍고 있어요. 제가 감독이라 한 번 모여서 리딩만 해도 몇 십만원 나가거든요. 지금 20만원 남았는데, 크게 문제 될 건 없어요.  피스트레인 하면 또 수입이 생기겠죠. 그럼 또 쓰겠죠. 어차피 내일이 있다면 걱정 할 텐데 지금은 그럴 일이 없으니까 편하고 더 좋아요. 시비 거는 사람도 없는 것 같고. 사회적 거리 두기 하니까. 좋습니다. 지구가 얼마나 살아나고 있어요.



김오키 뻐킹매드니스’, ‘김오키 새턴 발라드’, ‘스피릿 선발대’ 등 다양한 협업 활동을 하고 계시죠. 각 팀별로 차별점이 있다면요? 

새턴발라드는 느린 발라드 곡을 연주하고요. 뻐킹매드니스는 요즘 세상에 딱 어울리는 팀인데 ‘뻐킹’ 들어갔다고 싫어하더라고요. 피스트레인은 빠이팅 있으니까 불러주시더라고요. 장르를 뭐라고 하기가 힘든데 스피리추얼 힙합 재즈 댄스라고 해야 하나. (웃음)



멤버 12명을 어떻게 만나게 되신건지, 뻐킹매드니스 소개 부탁드려요.

뻐킹매드니스 빅픽처라고, 12명을 모으려고 4년 동안 연락을 했어요. 공연이 생길 때마다 멤버를 바꿔가면서 할 수 있게요. 원래 지도자의 길은 힘듭니다. 리듬 섹션의 드럼 두 분부터 말하자면 김형균, 김다빈. 김형균은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에서도 활동하고 있고요. 김다빈은 까데호라는 팀에서 활동하고 있고, 베이스 김재호도 까데호 멤버입니다. 베이스가 없으면 힘들어서, 항상 마음에 두고 있는 베이시스트예요.

더블베이스의 정수민은 중국교포신데, 본명은 마오쩡이시고요. 한국 오신지 3년 8개월 정도 되셨고, 연세대 어학원 나오셔서 한국어 많이 느셨고, 통감이라는 앨범 발표하셨고, 새턴 발라드에서도 활동하십니다. 피아노의 진수영씨도 새턴발라드 같이 하시고, 개인 앨범 작업도 하고 계시고요. 기타에 이시문은 걸크러시의 끝판왕이고, 기타 잘 치고 그루브하고요. 퍼쿠션의 스마일리송은 소울소스라는 레게 팀에서 활동하면서, 레게나 아프리칸 음악 쪽에서 많이 활동하고 계세요.

인간이 많으니까 헷갈리는데. 바리톤색스에 미국인 코튼이에요. 제가 바리톤을 구하려고 고민하고 있었거든요. 채널 1969에서 공연을 했는데, 끝나고 오더니 당당하게 자기가 바리톤을 분다고 같이 하자고 하더라고요. 보통 이런 경우는 엄청나게 잘하는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같이했는데, 너무 어이가 없어가지고. (웃음) 아직은 비정규 인턴 정도예요. 무대에서 같이 하니까 나름대로 재미가 있더라고요. 트럼펫에 브라이언 신이 있고, 알토색소폰에 퍼스트 솔리스트 김성환. 엄청나게 멋있는 사람이에요. 뻐킹매드니스에서 퍼스트 솔리스트이시고. 플룻에 이규재씨. 감성 라이더라고 오토바이에 환장한 친구. 대충 다 한 거 같네요. 빠졌으면 미안해.

저의 역할은 노래를 만듭니다. 잘하는 사람 많은데 제가 나서서 솔로를 하지는 않고요. 인원이 많으니까 지휘 아닌 지휘도 하면서, 재밌게 놀 수 있게 연결해주는 역할인 거죠.



함께 작업하는 기준이 있나요?

저는 항상 멤버를 뽑을 때 관상을 중요시해요. 그 사람이 살아온 세월이나 그 사람의 생각이 나타나거든요. 괜찮다 싶으면 어떻게 연주를 하는지, 무슨 활동을 하는지 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열린 사람인지죠. 다양한 음악을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을 섭외해요. 같이 했을 때 재밌는 에너지가 나온다거나, 더 재밌는 걸 느낄 수 있는 사람들과 연주하죠.

다른 분들이랑 할 때는 제 작업이 아니기 때문에 하기 싫잖아요. 솔직히 제 것 하기 바빠 죽겠는데! 그래서 첫 번째 기준은 돈. 두 번째는 친분. 돈을 많이 받은 적은 없었고, 친분이죠. 훌륭한 음악을 하시는 분들의 섭외요청을 기다렸던 분들도 많고요. 하기 싫고 음악이 별로인데 부른다면 돈을 많이 주시면 됩니다. 1분에 3,000만 원 정도 주시면 할 의향은 있어요. 아니면 안 불렀으면 좋겠어요. 부르지 마세요.



2020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 출연 아티스트 김오키  @스튜디오 유유히



다른 뮤지션들의 무대에 연주자로서뿐 아니라 직접 본인의 음악을 직접 만들고, 팀도 다양하게 활동하시는데, 꾸준히 작업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일단 '러브'인데요. 음악가가 할 수 있는 일이라 하면, 제가 가지고 있는 좋은 에너지를 사람들한테 말해주는 거로 생각하거든요. 제 음악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바가 인간에 대한 사랑이거든요. 지금이 세상이 개판이라고 말하는 것도, 사랑이 없으니까요. 옛날에는 이웃집도 보면 인사하고 그랬잖아요. 요즘에는 쳐다보면 싸우고, SNS에 갇혀서 '좋아요'만 신경 쓰잖아요. 사랑도 없고, 거짓 사랑이라고 그러죠. 하트 두 번 누르면 사랑이래요. 웃기죠. 

그러니까, 저는 조금 더 인간적인 사랑을 했으면 좋겠는 마음에 음악을 하는데요. 마음속에 에너지가 차 있으면 풀어내는 방식이 음악입니다.



영향 받은 뮤지션이 있다면요?

전체적으로 지금까지 음악 활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은 파로아 샌더스(Pharoah Sanders)라고, 색소포니스트예요. 아치 솁(Archie Shepp)이라는 색소포니스트도 계세요. 이전에 저를 형성해준 뮤지션은 힙합 뮤지션이죠. 록커들도 있고. 음악이라는 재미를 알려준 사람은 90년대 진짜 힙합 뮤지션들.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도 영향이 있었나요? 색소폰을 시작하게 된 과정이 궁금해요.

중학교 때 비트박스를 했었어요. 그때 한국에 비트박스라는 개념이 없었어요.  버스에서 하기도 했고요. 제가 약간 왕따여서, 혼자 비트박스하고 놀 때였는데 재밌더라고요. 고등학교에 가면서, 문화를 접하고, 댄스를 접하고, 메탈도 접하고, 힙합도 접하고 그때부터 음악을 하고 싶어서 아버지한테 말씀드렸는데, 많이 맞기도 했죠.

과정은 험난하고, 힘들었죠. 박수를 칩니다. 진짜 잘 살았다! 역경에 역경을 딛고 일어났어요. 고등학교 때 춤추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그중에 한 명이 방송 백업 댄스를 했어요. 그 친구 따라 이태원에 갔는데요. 그때 제가 관심 있었던 게 DJ 스크레치였어요. 지금이야 많지만, 그때 당시에 한국에는 단 한 명도 없었거든요. 저보고 그 DJ 스크레치를 하고 싶으면, 춤을 추라는 거예요. 그렇게 춤을 추다가 방송도 하고 스트릿 댄스도 하고, 군대를 갔다 와서 여러가지 했어요. 그리고 색소폰을 배우게 됐고, 그냥 재밌어서 하게 됐죠.


2020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 출연 아티스트 김오키 @스튜디오 유유히



피스트레인 이야기를 해볼게요. 우선 김오키에게 페스티벌은 어떤 의미인가요?

페스티벌 그렇게 많이 안 했어요. 페스티벌에서 저를 싫어하니까.



작년 피스트레인에는 ‘헬로비전X김오키’로 공연하셨고, 올해 피스트레인에는 ‘김오키 뻐킹매드니스’라는 팀으로 서시죠. 2년째,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 무대에 서시는데, 올해는 어떤 무대를 기대하고 계시는지요.

작년에 ‘헬로비전X김오키’로 피스트레인 무대에 섰을 때, 철원의 분위기도 좋고 재밌더라고요. 이번에는 제 음악으로 하니까 재밌게 놀다 오고 싶은 마음이고 부담도 좀 돼요. 처음으로 12명이 같이 무대에 올라가거든요. 다 같이 재밌게 놀다 오고 싶은 마음입니다. 

피스트레인 재밌더라고요. 계셔서 하는 말 아니고. 피스트레인은 약간 뭔가 재밌게 노는 느낌이 들어서 재밌었어요. 뮤지션들은 연주하면서 노는 게 최고잖아요. 그럴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게 좋고요. 뻐킹매드니스로 슬 수 있는 무대가 별로 없어요. 이름을 걸 수 있는 페스티벌이 별로 없어요. 어떤 록 페스티벌은 뻐킹매드니스라고 하면 안 된대요. 피스트레인은 제가 하고 싶은 방향으로 편하게 할 수 있게 해주는 거에 대해 재밌을 거 같고. 신나지 않을까.



김오키가 생각하는 평화란 무엇인가요.

평화란 선빵이다. 그 이유는 선빵이 평화가 아닐 수도 있겠지만요. 한국 사회에서 가만히 있으면 무시 당하고, 깽판치고, 소리 지르면 조금이라도 대우 하잖아요. 이럴 바에는 먼저 한 번 치고 들어가야 평화롭다는거죠. 어릴 때는 할 말 못하고 살았거든요. 이제는 먼저 할 말도 하고, 싫은 거 싫다고 합니다. 마음에 평화가 없으시다면 선빵 치시라는 의미입니다. 

마지막으로 피스트레인 좋은 행사 인 거 같습니다. 나라에서 대대적으로 한 번 더 크게 전국적으로 열어야 하고요. 일 년에 1번 적어요. 3달에 한 번. 그 돈을 저도 좀 주고.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김오키는 현재 '동양청년'에서 드럼을 연주했던 서경수와 함께 운영하는 통신 판매 사이트 '봉식통신판매'(www.btprecords.xyz)에서 '김오키 낙서본 _ 한국 대중음악상 트로피 [최우수 재즈음반]' 그리고 '김오키 낙서본 _ 한국 대중음악상트로피 [올해의 음악인]' 를 20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어쩌면 이토록 ‘사랑’을 외치는 그가 예술가가 아닌 예술업자라고 말하는 이유는, 고고한‘예술’의 세계에서 계속해서 선빵을 맞아 ‘영업’이라는 본인만의 힘을 기르게 된 것이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음악'과 '영업’을 함께 해야만하는 김오키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기획 및 디렉팅 피스트레인

촬영 스튜디오 유유히, 스튜디오 드럼콘드라

제작 스튜디오 유유히

촬영 협조 모노스테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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