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의 메시지는 #우리의평화는음악 입니다.
음악을 사랑하고, DMZ 피스트레인의 취지에 공감하는 다양한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우리의평화는음악 을 주제로 릴레이 콘텐츠를 만듭니다.
6번째 릴레이 콘텐츠는 가상실재서점 모이moi의 북 큐레이터 박참새님과 함께 합니다.
참새님은 몸에 새긴 평화와 감각하는 비非평화에 관한 글로 함께해 주셨어요.
여러분이 음악과 함께 한 평화의 순간은 언제인가요?
무언가를 열망할 때 쟁취하는 나만의 방법이 있다.
바로 몸에 새기는 일이다.
왼팔을 안으로 접으면 내게는 평화를 상징하는 그림이 보인다.
수년 전 평화를 가장 원하고 바랐을 때 새겨넣은 것이다.
인간과 동물이 함께 있고, 밤과 낮이 공존하며,
바다와 땅의 모든 생명체가 함께 어우러지길 바라는 소망을 기호화한 것이다.
평화. 평온하고 화목한 상태.
무엇의 평온인지 무엇과의 화목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내가 바라는 것이었고 주어진다면
삶의 모든 것들이 잘 해결될 것 같았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나의 소망일 뿐이며 인생은 바란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을 몸에 새기고 나서, 평화를 잠깐 가진 적 있다.
몸소 겪었다. 하지만 내가 겪은 평화란 쓰레기 같았다.
너무나 더럽고 추악했으며 이기적이었고
일상의 모든 것을 파괴하는 것이었다.
전쟁의 반대말이 평화가 아니듯이, 하루하루가 전장 같았다.
나는 나의 왼팔을 자주 내려다보며 생각했다.
바라지 않아야 할 것을 바라고 새긴 나의 죗값인가?
오만했던 나를 누가 벌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누가? 평화의 신이?
나는 이제 평화라는 것을 믿지 않는다. 그건 사랑보다도 더 믿을 게 못 된다.
하지만 그런데도, 알지만서도, 믿게 되는, 믿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연주하기 위해 두 손을 뜨거운 물에 녹였다던 그 사람의 음악을 듣거나,
불안을 떨쳐가며 썼지만 결국은 떠나간 사람의 글을 읽을 때,
그리느라 몸이 부서졌다던 화가의 그림을 볼 때.
그것은 절대로 평화의 산물이 아니다.
평온하고 화목했다면 나올 수 없었던 것들인지도 모른다.
나는 얼굴 모르는 그 사람들의 비非평화가 만들어낸 음악을 듣고
책을 읽으며 평화롭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대로라면, 이대로라면, 괜찮을지도 몰라.
정말 좋을지도 몰라. 중얼거리면서.
평화? 그런 건 없다. 저마다의 믿음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나는 이제 조금 믿을 줄 알게 되었다.
세기의 명반 <Rumours>는 플리트우드 맥의 내부 전쟁이 들끓었을 때 탄생했다.
그때 그들은 “소금 좀 넘겨줄래” 정도의 간단한 말도 섞지 않았다고 한다.
평온하지도 화목하지도 않았던 그들의 작용 사이에서 탄생한 단 하나의 앨범은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믿음을, 준다.
평화라는 믿음. 음악이라는 믿음.
In the stillness of remembering what you had
And what you lost
And what you had
And what you lost
Thunder only happens when it's raining
☮ Writer | 박참새
| 가상실재서점 Virtual Bookstore 모이 moi의 북 큐레이터, 가끔 쓰고 많이 읽는다. 때때로 당신의 말을 듣는 인터뷰어, 그렇게 듣고 읽은 것을 전하는 팟캐스터이기도 하다. 시를 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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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의 메시지는 #우리의평화는음악 입니다.
음악을 사랑하고, DMZ 피스트레인의 취지에 공감하는 다양한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우리의평화는음악 을 주제로 릴레이 콘텐츠를 만듭니다.
6번째 릴레이 콘텐츠는 가상실재서점 모이moi의 북 큐레이터 박참새님과 함께 합니다.
참새님은 몸에 새긴 평화와 감각하는 비非평화에 관한 글로 함께해 주셨어요.
여러분이 음악과 함께 한 평화의 순간은 언제인가요?
무언가를 열망할 때 쟁취하는 나만의 방법이 있다.
바로 몸에 새기는 일이다.
왼팔을 안으로 접으면 내게는 평화를 상징하는 그림이 보인다.
수년 전 평화를 가장 원하고 바랐을 때 새겨넣은 것이다.
인간과 동물이 함께 있고, 밤과 낮이 공존하며,
바다와 땅의 모든 생명체가 함께 어우러지길 바라는 소망을 기호화한 것이다.
평화. 평온하고 화목한 상태.
무엇의 평온인지 무엇과의 화목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내가 바라는 것이었고 주어진다면
삶의 모든 것들이 잘 해결될 것 같았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나의 소망일 뿐이며 인생은 바란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을 몸에 새기고 나서, 평화를 잠깐 가진 적 있다.
몸소 겪었다. 하지만 내가 겪은 평화란 쓰레기 같았다.
너무나 더럽고 추악했으며 이기적이었고
일상의 모든 것을 파괴하는 것이었다.
전쟁의 반대말이 평화가 아니듯이, 하루하루가 전장 같았다.
나는 나의 왼팔을 자주 내려다보며 생각했다.
바라지 않아야 할 것을 바라고 새긴 나의 죗값인가?
오만했던 나를 누가 벌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누가? 평화의 신이?
나는 이제 평화라는 것을 믿지 않는다. 그건 사랑보다도 더 믿을 게 못 된다.
하지만 그런데도, 알지만서도, 믿게 되는, 믿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연주하기 위해 두 손을 뜨거운 물에 녹였다던 그 사람의 음악을 듣거나,
불안을 떨쳐가며 썼지만 결국은 떠나간 사람의 글을 읽을 때,
그리느라 몸이 부서졌다던 화가의 그림을 볼 때.
그것은 절대로 평화의 산물이 아니다.
평온하고 화목했다면 나올 수 없었던 것들인지도 모른다.
나는 얼굴 모르는 그 사람들의 비非평화가 만들어낸 음악을 듣고
책을 읽으며 평화롭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대로라면, 이대로라면, 괜찮을지도 몰라.
정말 좋을지도 몰라. 중얼거리면서.
평화? 그런 건 없다. 저마다의 믿음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나는 이제 조금 믿을 줄 알게 되었다.
세기의 명반 <Rumours>는 플리트우드 맥의 내부 전쟁이 들끓었을 때 탄생했다.
그때 그들은 “소금 좀 넘겨줄래” 정도의 간단한 말도 섞지 않았다고 한다.
평온하지도 화목하지도 않았던 그들의 작용 사이에서 탄생한 단 하나의 앨범은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믿음을, 준다.
평화라는 믿음. 음악이라는 믿음.
In the stillness of remembering what you had
And what you lost
And what you had
And what you lost
Thunder only happens when it's raining
☮ Writer | 박참새
가상실재서점 Virtual Bookstore 모이 moi의 북 큐레이터, 가끔 쓰고 많이 읽는다. 때때로 당신의 말을 듣는 인터뷰어, 그렇게 듣고 읽은 것을 전하는 팟캐스터이기도 하다. 시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