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66 ㅣ Brand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
point 1. 전쟁과 분단의 상징이던 DMZ에서 일년에 단 이틀, 수 많은 사람들이 모여 평화를 외치며 춤추는 페스티벌이 있어요. 피스트레인, 들어보셨나요?
point 2. 피스트레인은 뮤직 페스티벌로서는 이례적인 ‘노 헤드라이너(No Head Liner)'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요. 어떤 배경에서 이런 정책이 등장한 걸까요?
point 3. 유독 ‘찐팬'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 피스트레인. 페스티벌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해가고 있는 이들의 마법같은 이야기를 들려 드릴게요.
하나,
서로에게 선을 긋기 전에 춤을 추자
단절의 상징에서 평화를 노래하다
DMZ 하면 어떤 단어가 떠오르나요? 'Demilitarized Zone', DMZ는 '비무장지대'라는 뜻으로 '국제조약이나 협약에 의해 무장이 금지된 지역'을 의미해요. 1953년 휴전협정 이후, 남과 북의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자 38선을 중심으로 각각 2km 간격의 군사적 완충지대를 둔 것인데요. 그간 남과 북의 단절을 상징하며 70여 년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채 존재해 왔죠.
이 비무장지대 아래로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되는 민통선, 그보다 아래에는 강원도 철원, 연천, 고성, 포천 등의 접경 지역이 위치하는데요. 이중 철원은 민통선 지역과 접경지역이 함께 있는 지역으로 백마고지, 월정리역, 노동당사 등 한국전쟁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는 곳이에요. 지금도 철원에 대해 군부대나 휴전선, 비무장지대 등의 키워드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죠.
전쟁의 아픔과 분단의 흔적을 한껏 머금은 이곳에서 오히려 평화를 노래하길 원한 사람들이 있어요. 2017년 한국의 음악/공연 씬의 기획자들은 영국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Glastonbury Festival)의 기획자 마틴 엘본이 한국을 찾았을 당시, 함께 철원 DMZ를 방문해 페스티벌 사이트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했어요. 이후 2018년부터 “단절의 상징인 DMZ에서 음악을 통해 자유와 평화를 경험하고, 정치, 경제, 이념 그 모든 것을 초월하자”는 취지로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을 시작하게 됩니다.
* 2018년 서울에서 철원 백마고지까지, DMZ 평화 열차를 탄 섹스 피스톨즈 원년 멤버 글랜 메트록
3년 만에 다시 찾아온 페스티벌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는 정치적 대립, 전쟁, 이념적 갈등, 인종 차별, 성차별 등의 다양한 갈등과 논쟁이 쉬지 않고 일어나고 있어요. 끊임없는 다툼 사이에서 음악을 매개로 더 많은 사람이 자유와 평화를 경험하길 바라며 2018년,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이 첫선을 보이게 돼요. 민간인통제선 안에서 진행되는 공연도 있고, 다양한 국가의 뮤지션과 관객들이 모여 오롯이 음악을 즐길 수 있었죠. 2019년부터는 "서로에게 선을 긋기 전에 함께 춤을 추자"라는 대표 슬로건이 등장했어요. 어떤 이유로든 사람들이 서로를 나누거나 배척하지 않고, 음악 안에서 함께 춤을 추고 평화를 느끼자는 메시지를 담았죠.
하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온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결국 이후 2년간의 모든 행사가 취소되는 아픔이 찾아왔어요. 게다가 지자체의 예산 지원 규모가 줄어들면서 페스티벌의 지속 가능성과 자생력을 확보하는 새로운 숙제도 생겨났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 안에서 자유롭게 춤을 추며 하나가 되던 많은 이들을 직접 목격했던 피스트레인 사무국은 끝까지 페스티벌을 지키고자 마음먹어요. 끝이 보이지 않던 기다림과 3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22년, 마침내 피스트레인이 다시 우리 곁으로 찾아옵니다. 2023년에는 10개국 이상의 다양한 팀들이 참여하며 음악의 다양성을 대표하는 뮤직 페스티벌로 공고히 자리를 잡아 나가고 있습니다.
둘,
평화, 다양성을 향한 존중과 배려로부터
음악을 존중 : 노 헤드라이너
피스트레인이 만들어 가고자 하는 우리의 평화는 다양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로부터 시작돼요. 그리고 이 태도를 지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죠.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노 헤드라이너(No Head Liner)' 정책을 고수한다는 점이에요. 헤드라이너란 여러 뮤지션이 참여하는 페스티벌에서 주연의 역할을 하는 네임드 뮤지션을 가리키는데요. 이 대표 뮤지션이 누구인지에 따라 페스티벌의 인기가 천차만별이 되기도 하면서 많은 뮤직 페스티벌이 헤드라이너를 선정하고 홍보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요.
하지만 피스트레인은 뮤지션 간의 차등을 두지 않는 것이 음악의 다양성을 사랑하고 응원하는 자세라고 판단했어요. 포스터만 봐도 뮤지션 간의 차등이 전혀 느껴지지 않죠. 뮤지션을 섭외하면서 뮤지션의 음악 장르, 국적, 성별, 세대는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어요. 온전히 무대 위에서 뮤지션과 관객들이 나눌 수 있는 에너지만이 피스트레인의 섭외 기준이 됐죠. 또 국내에서 조명받지 못한 해외 뮤지션들을 한국에 처음으로 데려오고, 매년 분쟁지역의 뮤지션을 초대한다는 점도 특징적이에요.
피스트레인이 이렇게 다양한 라인업을 구성하고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장르나 국적의 음악을 소개하는 건 아티스트와 관객을 연결하는 매개체로서 관객과 뮤지션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기 위해서예요. 페스티벌 안에서 모두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아티스트에게는 자신의 음악과 그 가치를 알릴 수 있는, 관객들에게는 새로운 취향을 발견하고 깊이 있게 음악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고자 했죠. 대중적 인지도가 낮은 뮤지션이라도 페스티벌의 피크 타임인 저녁 무대에 설 수 있게 하고, 모든 아티스트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공연 시간을 보장하는 등 그간 페트티벌 씬에서 당연하게 여겨왔던 문화를 피스트레인 만의 방식으로 새로 써 내려가기 시작한 거예요. 피스트레인의 다름(Outstanding)은 바로 서로를 대하는 진정성있는 태도로부터 시작된 거나 다름없어요.
서로를 존중 :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곳
피스트레인은 스스로를 차별, 규제, 규정하지 않는 페스티벌이라고 말해요. 특히 남녀노소 모두가 어우러질 수 있는 페스티벌 환경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마련해두고 있죠. 먼저 일부 무대를 공연장 밖으로 오픈해 철원의 명소인 고석정을 찾은 관광객과 섞이도록 했어요. DJ가 플레이하는 음악에 맞춰 분수대가 물을 뿜고, 관람객과 관광객이 함께 물을 맞으며 자유롭게 춤을 추는 경험을 할 수 있어요.
피스트레인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무대들도 관객들의 화합을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해요. 피스트레인에서는 매년 레전드 뮤지션와 라이징 뮤지션이 함께 어우러지는 합동 무대를 선보이는데요. 2018년에는 '펑크 록의 창시자'인 섹스 피스톨즈의 멤버인 글렌 매틀록, '한국 펑크 록의 대표주자' 크라잉넛과 차차(차승우)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펑크 록 무대를 함께 꾸몄고요. 2019년에는 60년대 록의 전설인 벨벳 언더그라운드(Velvet Underground)의 원년 멤버, 존 케일이 새소년의 황소윤, 포크 뮤지션 정밀아와 함께 콜라보를 펼쳤어요.
그뿐만 아니라 이상은, 최백호 같은 레전드 뮤지션과 실리카겔, 소금과 같이 떠오르는 신예들, 그리고 KIKI나 Mild High Club 같은 해외 인디 씬 밴드까지, 이토록 다양한 음악적 문화와 역사를 한 페스티벌 안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점도 피스트레인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요. 다 언급하진 않았지만, 민중가요의 전설인 정태춘, 박은옥 부부와 중국의 록 거장 최건, 덴마크의 아이스에이지(Iceage)와 대만의 엘리펀트 짐(Elephant Gym)과 같이 대륙과 세대, 장르를 넘나드는 뮤지션들이 출연해 왔고요.
큰 규모의 페스티벌을 진행할 때 부득이하게 소음과 쓰레기 등이 과도하게 발생하면서 지역 주민들이 문제와 불만을 제기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하는데요. 피스트레인은 주민들이 먼저 축제를 응원하고 함께 조화를 이룰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지역 주민과 군인들에게는 사전 예약 후 무료로 페스티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관람객들에게는 철원 지역의 맛집이나 명소를 소개하는 등 철원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자 했죠. 페스티벌이 지역에 열리면서 대도시와 지방 소도시 사이 문화 격차를 줄이는 역할도 하게 됐고요.
또 피스트레인은 특정 연령층이 누리는 문화나 공간이었던 그간의 페스티벌들과 확실히 다른 모습으로 기획되었어요. 뒤에선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가, 앞에선 외국인과 어린 아이들이 춤을 추고 있고 어느새 그들과 함께 섞여 춤추고 있는 당신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죠. 무대 앞에서 뛰어놀고 분수대에서 마구 물을 흩뿌리는 아이들 앞에서 어느 하나 표정을 찌푸리는 이가 없어요. 운영진과 관객들 사이 맺어진 끈끈한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의 다름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분위기가 잘 형성되어 있답니다. 군인도 주민도 관광객도 관람객도 부모도 자녀도 함께 모여 뛰고 춤추는 이곳이 진정한 축제의 장이 아닐까요?
셋,
피스트레인, 다시 쓰면 무궁무진
가치관이 통하는 두 브랜드가 만나면
페스티벌의 또 다른 재미라고 할 수 있는 피스트레인의 2023 공식 머천다이즈가 공개되었어요. 이번 머천다이즈는 패션 브랜드 유쓰배쓰와의 협업으로 제작되었는데요. YOUTHBATH(유쓰배쓰)는 'Youth Be At The Head'의 약자로, 청춘으로부터의 모든 공감을 말하는 영 캐쥬얼 유니섹스 브랜드예요. 특히 음악을 듣고 음악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장면을 상상하고, 그 장면을 옷과 패션 아이템으로 구현해 나가는 개성 넘치는 작업과정을 가지고 있죠. 상상한 장면은 패션뿐만 아니라 필름이나 룩북 등 시각적 콘텐츠로도 구현되고 있어요.
첫째. 가공되지 않은 자연스러움을 추구하고
둘째. 음악을 사랑하고 그로부터 영감을 받아 작업하며
셋째. 자유로움과 다양성을 중시한다
유쓰배쓰는 위 세 가지 포인트에서 피스트레인과 많이 닮아있었어요. 가치관과 결이 통하는 두 브랜드가 만나면서 생기는 시너지는 두 브랜드의 팬들로 하여금 자신의 세계가 확장되는 것과 같은 경험을 제공해요. 음악의 세계에서는 유쓰배쓰라는 새로운 패션의 세계를, 패션의 세계에서는 피스트레인이라는 매력적인 음악의 세계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죠.
피스트레인이 유쓰배쓰와 콜라보를 진행하면서 요청한 것은 단 한 가지였다고 해요. 바로 ‘너만의 리듬에 맞춰'라는 2023 피스트레인의 키 메시지를 잘 살려 디자인하는 것, 그 방향성에 대한 동의가 이뤄진 후엔 유쓰배쓰가 자유롭게 디자인하고 작업할 수 있도록 자율성과 권한을 지켜줬어요. 협업 브랜드에 대한 피스트레인의 무한한 신뢰와 지지를 보여주는 대목이죠. 이후 완성된 짐쌕에는 피스트레인 포스터의 배경인 그라데이션이, 모자에는 ‘슬링키'와 평화 싸인이, 티셔츠에는 페스티벌의 키 메시지가 담기면서 두 브랜드의 개성이 오롯하게 어우러진 결과물이 탄생했어요. 다양성과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두 브랜드가 만나 서로의 방향을 응원하며, 또 서로의 전문성을 존중하며 탄생한 머천다이즈는 많은 팬들의 열광을 끌어냈죠.
피스트레인으로의 환승 준비
피스트레인은 페스티벌의 영역이 행사 기간의 오프라인 현장에만 해당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올해는 문화역284서울 RTO에서 피스트레인의 팬들을 모아 사전 축제가 열렸죠. 올해도 어김없이 피스트레인을 알고싶어 하는 잠재 관객들과 이미 잘 아는 팬들을 한자리에 모아 피스트레인의 다양한 매력을 경험할 수 있는 환승 팝업 이벤트, <다음 역은, 피스트레인>을 열었어요. 페스티벌을 한 달 앞두고 축제에 대한 궁금증과 불편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철쪽 상담소', 그리고 나만 아는 숙소, 교통, 맛집 정보를 공유하는 ‘OU 대자보' 등을 통해 피스트레인을 즐기고픈 모든 이들이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왔어요.
또 페스티벌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DIY 페스티벌 깃발 만들기 체험과 아티스트에게 보내는 롤링 페이퍼, 그리고 피스트레인의 역사와 가치를 담은 다큐멘터리 [AAA] 상영회 등의 프로그램이 이어지면서 팝업 이벤트가 피스트레인의 팬들의 소속감을 불러일으키고 잠재 관객들에게는 페스티벌의 허들을 낮춰주는 역할을 하도록 했어요. 페스티벌 시작 전부터 관객들과 함께 몸과 마음의 준비를 하며 서울역에서 피스트레인으로 환승하자는 메시지를 확실하게 각인시켰어요.
DANCE TO YOUR OWN RHYTHM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큰 규모의 뮤직 페스티벌들 사이에서 피스트레인은 하나의 브랜드로서 경험되는 독보적인 페스티벌이 되어가고 있어요. 기획 단계에서부터 브랜딩 관점으로 페스티벌에 접근해 온 결과죠. 매해 키 메시지를 정해 지속해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소외되는 사람들을 미리 고려하는 배려심으로 사람들을 감동시키면서 피스트레인과 함께 목소리를 낼 단단한 커뮤니티를 형성했어요. 기획단부터 관람객까지, 서로를 향한 진정성 있는 태도와 그럴 것이라는 믿음이 ‘피스트레인은 다르다’는 문장으로 이어졌어요. 피스트레인을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경험하는 사람은 없다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죠.
세대와 취향을 뛰어넘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뮤직 페스티벌로서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올해도 어김없이 총 10개국에서 찾아오는 다양한 뮤지션들이 페스티벌을 채울 예정이에요. 국내 뮤지션으로는 대중음악계 전설로 불리는 최백호, 이상은과 개성 있는 음악으로 사랑받고 있는 마일드 하이 클럽, 실리카겔, 이디오테잎 등의 뮤지션이 무대에 섭니다.
피스트레인은 올해 '너만의 리듬에 맞춰'라는 키 메시지를 바탕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바쁘게 흘러가는 세상에서 흔들리지 않고 나다움을 누리자고 말하고 있어요. ‘너만의 리듬'에는 자기만의 속도를 지키자는 의미와 동시에 자기만의 리듬으로 춤을 추자는 의미가 담겨있죠. 때로는 혼란스럽고 때로는 무겁기도 한 세상에서 당신을 조급하게 만드는 것들은 내려놓고 피스 트레인에 몸을 실어요. 그곳에서 나누는 자유로움과 진정한 평화가 우리를 다시 살게 할 거예요.
본 레터에 사용된 이미지의 출처는 모두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입니다. ⓒDMZ Peace Train Music Festival
Editor's comment
당신에게 음악은 어떤 존재인가요? 사실 전 음악 없는 세상이 상상이 되지 않아요. 저에게 음악은 순간을 기억하는 장치 같은 거예요. 작년 추석 연휴 시골집에서 서늘해진 아침 공기에 일찍 눈이 떠졌을 때, 양희은의 가을 아침을 들으며 화단의 방울토마토를 땄고요. 올해 초, 오랜만에 아빠를 만났을 때는 아빠의 최애곡인 꿈의 대화를 들으며 드라이브했어요. 재수생 시절 모의고사를 망치고 돌아온 어두운 자취방에서 이소라의 Track9을 들으며 눈물을 찔끔했던 것도 기억나고요. 얼마 전 유난히 힘들었던 어느 날에 지하철을 타고 한강을 건너는데 이어폰으로 권진아의 흘러가자가 플레이되어 놀랐던 날도 떠오르네요. 음악은 그 순간 감정의 깊이를 배로 끌어내는 듯 해요. 당신에게도 그런 순간이 있었을지 궁금하네요. 아래 질문을 남겨둘 테니, 한번 떠올려 보세요! 날이 금세 선선해졌어요. 여름도 곧 가려나 봅니다. 그래도 떠나는 여름을 조금은 아쉬워해 주시길:)
Editor 모과 |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단어를 좋아합니다. 건강한 마음에 새기는 좋은 이야기로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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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아티클은 '돌멩이레터' 66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아티클의 저작권은 '돌멩이레터'에 있습니다. 원문은 여기를 누르면 볼 수 있습니다.
vol. 66 ㅣ Brand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
point 1. 전쟁과 분단의 상징이던 DMZ에서 일년에 단 이틀, 수 많은 사람들이 모여 평화를 외치며 춤추는 페스티벌이 있어요. 피스트레인, 들어보셨나요?
point 2. 피스트레인은 뮤직 페스티벌로서는 이례적인 ‘노 헤드라이너(No Head Liner)'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요. 어떤 배경에서 이런 정책이 등장한 걸까요?
point 3. 유독 ‘찐팬'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 피스트레인. 페스티벌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해가고 있는 이들의 마법같은 이야기를 들려 드릴게요.
하나,
서로에게 선을 긋기 전에 춤을 추자
단절의 상징에서 평화를 노래하다
DMZ 하면 어떤 단어가 떠오르나요? 'Demilitarized Zone', DMZ는 '비무장지대'라는 뜻으로 '국제조약이나 협약에 의해 무장이 금지된 지역'을 의미해요. 1953년 휴전협정 이후, 남과 북의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자 38선을 중심으로 각각 2km 간격의 군사적 완충지대를 둔 것인데요. 그간 남과 북의 단절을 상징하며 70여 년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채 존재해 왔죠.
이 비무장지대 아래로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되는 민통선, 그보다 아래에는 강원도 철원, 연천, 고성, 포천 등의 접경 지역이 위치하는데요. 이중 철원은 민통선 지역과 접경지역이 함께 있는 지역으로 백마고지, 월정리역, 노동당사 등 한국전쟁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는 곳이에요. 지금도 철원에 대해 군부대나 휴전선, 비무장지대 등의 키워드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죠.
전쟁의 아픔과 분단의 흔적을 한껏 머금은 이곳에서 오히려 평화를 노래하길 원한 사람들이 있어요. 2017년 한국의 음악/공연 씬의 기획자들은 영국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Glastonbury Festival)의 기획자 마틴 엘본이 한국을 찾았을 당시, 함께 철원 DMZ를 방문해 페스티벌 사이트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했어요. 이후 2018년부터 “단절의 상징인 DMZ에서 음악을 통해 자유와 평화를 경험하고, 정치, 경제, 이념 그 모든 것을 초월하자”는 취지로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을 시작하게 됩니다.
* 2018년 서울에서 철원 백마고지까지, DMZ 평화 열차를 탄 섹스 피스톨즈 원년 멤버 글랜 메트록
3년 만에 다시 찾아온 페스티벌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는 정치적 대립, 전쟁, 이념적 갈등, 인종 차별, 성차별 등의 다양한 갈등과 논쟁이 쉬지 않고 일어나고 있어요. 끊임없는 다툼 사이에서 음악을 매개로 더 많은 사람이 자유와 평화를 경험하길 바라며 2018년,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이 첫선을 보이게 돼요. 민간인통제선 안에서 진행되는 공연도 있고, 다양한 국가의 뮤지션과 관객들이 모여 오롯이 음악을 즐길 수 있었죠. 2019년부터는 "서로에게 선을 긋기 전에 함께 춤을 추자"라는 대표 슬로건이 등장했어요. 어떤 이유로든 사람들이 서로를 나누거나 배척하지 않고, 음악 안에서 함께 춤을 추고 평화를 느끼자는 메시지를 담았죠.
하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온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결국 이후 2년간의 모든 행사가 취소되는 아픔이 찾아왔어요. 게다가 지자체의 예산 지원 규모가 줄어들면서 페스티벌의 지속 가능성과 자생력을 확보하는 새로운 숙제도 생겨났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 안에서 자유롭게 춤을 추며 하나가 되던 많은 이들을 직접 목격했던 피스트레인 사무국은 끝까지 페스티벌을 지키고자 마음먹어요. 끝이 보이지 않던 기다림과 3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22년, 마침내 피스트레인이 다시 우리 곁으로 찾아옵니다. 2023년에는 10개국 이상의 다양한 팀들이 참여하며 음악의 다양성을 대표하는 뮤직 페스티벌로 공고히 자리를 잡아 나가고 있습니다.
둘,
평화, 다양성을 향한 존중과 배려로부터
음악을 존중 : 노 헤드라이너
피스트레인이 만들어 가고자 하는 우리의 평화는 다양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로부터 시작돼요. 그리고 이 태도를 지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죠.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노 헤드라이너(No Head Liner)' 정책을 고수한다는 점이에요. 헤드라이너란 여러 뮤지션이 참여하는 페스티벌에서 주연의 역할을 하는 네임드 뮤지션을 가리키는데요. 이 대표 뮤지션이 누구인지에 따라 페스티벌의 인기가 천차만별이 되기도 하면서 많은 뮤직 페스티벌이 헤드라이너를 선정하고 홍보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요.
하지만 피스트레인은 뮤지션 간의 차등을 두지 않는 것이 음악의 다양성을 사랑하고 응원하는 자세라고 판단했어요. 포스터만 봐도 뮤지션 간의 차등이 전혀 느껴지지 않죠. 뮤지션을 섭외하면서 뮤지션의 음악 장르, 국적, 성별, 세대는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어요. 온전히 무대 위에서 뮤지션과 관객들이 나눌 수 있는 에너지만이 피스트레인의 섭외 기준이 됐죠. 또 국내에서 조명받지 못한 해외 뮤지션들을 한국에 처음으로 데려오고, 매년 분쟁지역의 뮤지션을 초대한다는 점도 특징적이에요.
피스트레인이 이렇게 다양한 라인업을 구성하고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장르나 국적의 음악을 소개하는 건 아티스트와 관객을 연결하는 매개체로서 관객과 뮤지션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기 위해서예요. 페스티벌 안에서 모두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아티스트에게는 자신의 음악과 그 가치를 알릴 수 있는, 관객들에게는 새로운 취향을 발견하고 깊이 있게 음악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고자 했죠. 대중적 인지도가 낮은 뮤지션이라도 페스티벌의 피크 타임인 저녁 무대에 설 수 있게 하고, 모든 아티스트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공연 시간을 보장하는 등 그간 페트티벌 씬에서 당연하게 여겨왔던 문화를 피스트레인 만의 방식으로 새로 써 내려가기 시작한 거예요. 피스트레인의 다름(Outstanding)은 바로 서로를 대하는 진정성있는 태도로부터 시작된 거나 다름없어요.
서로를 존중 :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곳
피스트레인은 스스로를 차별, 규제, 규정하지 않는 페스티벌이라고 말해요. 특히 남녀노소 모두가 어우러질 수 있는 페스티벌 환경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마련해두고 있죠. 먼저 일부 무대를 공연장 밖으로 오픈해 철원의 명소인 고석정을 찾은 관광객과 섞이도록 했어요. DJ가 플레이하는 음악에 맞춰 분수대가 물을 뿜고, 관람객과 관광객이 함께 물을 맞으며 자유롭게 춤을 추는 경험을 할 수 있어요.
피스트레인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무대들도 관객들의 화합을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해요. 피스트레인에서는 매년 레전드 뮤지션와 라이징 뮤지션이 함께 어우러지는 합동 무대를 선보이는데요. 2018년에는 '펑크 록의 창시자'인 섹스 피스톨즈의 멤버인 글렌 매틀록, '한국 펑크 록의 대표주자' 크라잉넛과 차차(차승우)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펑크 록 무대를 함께 꾸몄고요. 2019년에는 60년대 록의 전설인 벨벳 언더그라운드(Velvet Underground)의 원년 멤버, 존 케일이 새소년의 황소윤, 포크 뮤지션 정밀아와 함께 콜라보를 펼쳤어요.
그뿐만 아니라 이상은, 최백호 같은 레전드 뮤지션과 실리카겔, 소금과 같이 떠오르는 신예들, 그리고 KIKI나 Mild High Club 같은 해외 인디 씬 밴드까지, 이토록 다양한 음악적 문화와 역사를 한 페스티벌 안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점도 피스트레인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요. 다 언급하진 않았지만, 민중가요의 전설인 정태춘, 박은옥 부부와 중국의 록 거장 최건, 덴마크의 아이스에이지(Iceage)와 대만의 엘리펀트 짐(Elephant Gym)과 같이 대륙과 세대, 장르를 넘나드는 뮤지션들이 출연해 왔고요.
큰 규모의 페스티벌을 진행할 때 부득이하게 소음과 쓰레기 등이 과도하게 발생하면서 지역 주민들이 문제와 불만을 제기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하는데요. 피스트레인은 주민들이 먼저 축제를 응원하고 함께 조화를 이룰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지역 주민과 군인들에게는 사전 예약 후 무료로 페스티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관람객들에게는 철원 지역의 맛집이나 명소를 소개하는 등 철원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자 했죠. 페스티벌이 지역에 열리면서 대도시와 지방 소도시 사이 문화 격차를 줄이는 역할도 하게 됐고요.
또 피스트레인은 특정 연령층이 누리는 문화나 공간이었던 그간의 페스티벌들과 확실히 다른 모습으로 기획되었어요. 뒤에선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가, 앞에선 외국인과 어린 아이들이 춤을 추고 있고 어느새 그들과 함께 섞여 춤추고 있는 당신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죠. 무대 앞에서 뛰어놀고 분수대에서 마구 물을 흩뿌리는 아이들 앞에서 어느 하나 표정을 찌푸리는 이가 없어요. 운영진과 관객들 사이 맺어진 끈끈한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의 다름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분위기가 잘 형성되어 있답니다. 군인도 주민도 관광객도 관람객도 부모도 자녀도 함께 모여 뛰고 춤추는 이곳이 진정한 축제의 장이 아닐까요?
셋,
피스트레인, 다시 쓰면 무궁무진
가치관이 통하는 두 브랜드가 만나면
페스티벌의 또 다른 재미라고 할 수 있는 피스트레인의 2023 공식 머천다이즈가 공개되었어요. 이번 머천다이즈는 패션 브랜드 유쓰배쓰와의 협업으로 제작되었는데요. YOUTHBATH(유쓰배쓰)는 'Youth Be At The Head'의 약자로, 청춘으로부터의 모든 공감을 말하는 영 캐쥬얼 유니섹스 브랜드예요. 특히 음악을 듣고 음악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장면을 상상하고, 그 장면을 옷과 패션 아이템으로 구현해 나가는 개성 넘치는 작업과정을 가지고 있죠. 상상한 장면은 패션뿐만 아니라 필름이나 룩북 등 시각적 콘텐츠로도 구현되고 있어요.
첫째. 가공되지 않은 자연스러움을 추구하고
둘째. 음악을 사랑하고 그로부터 영감을 받아 작업하며
셋째. 자유로움과 다양성을 중시한다
유쓰배쓰는 위 세 가지 포인트에서 피스트레인과 많이 닮아있었어요. 가치관과 결이 통하는 두 브랜드가 만나면서 생기는 시너지는 두 브랜드의 팬들로 하여금 자신의 세계가 확장되는 것과 같은 경험을 제공해요. 음악의 세계에서는 유쓰배쓰라는 새로운 패션의 세계를, 패션의 세계에서는 피스트레인이라는 매력적인 음악의 세계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죠.
피스트레인이 유쓰배쓰와 콜라보를 진행하면서 요청한 것은 단 한 가지였다고 해요. 바로 ‘너만의 리듬에 맞춰'라는 2023 피스트레인의 키 메시지를 잘 살려 디자인하는 것, 그 방향성에 대한 동의가 이뤄진 후엔 유쓰배쓰가 자유롭게 디자인하고 작업할 수 있도록 자율성과 권한을 지켜줬어요. 협업 브랜드에 대한 피스트레인의 무한한 신뢰와 지지를 보여주는 대목이죠. 이후 완성된 짐쌕에는 피스트레인 포스터의 배경인 그라데이션이, 모자에는 ‘슬링키'와 평화 싸인이, 티셔츠에는 페스티벌의 키 메시지가 담기면서 두 브랜드의 개성이 오롯하게 어우러진 결과물이 탄생했어요. 다양성과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두 브랜드가 만나 서로의 방향을 응원하며, 또 서로의 전문성을 존중하며 탄생한 머천다이즈는 많은 팬들의 열광을 끌어냈죠.
피스트레인으로의 환승 준비
피스트레인은 페스티벌의 영역이 행사 기간의 오프라인 현장에만 해당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올해는 문화역284서울 RTO에서 피스트레인의 팬들을 모아 사전 축제가 열렸죠. 올해도 어김없이 피스트레인을 알고싶어 하는 잠재 관객들과 이미 잘 아는 팬들을 한자리에 모아 피스트레인의 다양한 매력을 경험할 수 있는 환승 팝업 이벤트, <다음 역은, 피스트레인>을 열었어요. 페스티벌을 한 달 앞두고 축제에 대한 궁금증과 불편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철쪽 상담소', 그리고 나만 아는 숙소, 교통, 맛집 정보를 공유하는 ‘OU 대자보' 등을 통해 피스트레인을 즐기고픈 모든 이들이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왔어요.
또 페스티벌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DIY 페스티벌 깃발 만들기 체험과 아티스트에게 보내는 롤링 페이퍼, 그리고 피스트레인의 역사와 가치를 담은 다큐멘터리 [AAA] 상영회 등의 프로그램이 이어지면서 팝업 이벤트가 피스트레인의 팬들의 소속감을 불러일으키고 잠재 관객들에게는 페스티벌의 허들을 낮춰주는 역할을 하도록 했어요. 페스티벌 시작 전부터 관객들과 함께 몸과 마음의 준비를 하며 서울역에서 피스트레인으로 환승하자는 메시지를 확실하게 각인시켰어요.
DANCE TO YOUR OWN RHYTHM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큰 규모의 뮤직 페스티벌들 사이에서 피스트레인은 하나의 브랜드로서 경험되는 독보적인 페스티벌이 되어가고 있어요. 기획 단계에서부터 브랜딩 관점으로 페스티벌에 접근해 온 결과죠. 매해 키 메시지를 정해 지속해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소외되는 사람들을 미리 고려하는 배려심으로 사람들을 감동시키면서 피스트레인과 함께 목소리를 낼 단단한 커뮤니티를 형성했어요. 기획단부터 관람객까지, 서로를 향한 진정성 있는 태도와 그럴 것이라는 믿음이 ‘피스트레인은 다르다’는 문장으로 이어졌어요. 피스트레인을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경험하는 사람은 없다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죠.
세대와 취향을 뛰어넘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뮤직 페스티벌로서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올해도 어김없이 총 10개국에서 찾아오는 다양한 뮤지션들이 페스티벌을 채울 예정이에요. 국내 뮤지션으로는 대중음악계 전설로 불리는 최백호, 이상은과 개성 있는 음악으로 사랑받고 있는 마일드 하이 클럽, 실리카겔, 이디오테잎 등의 뮤지션이 무대에 섭니다.
피스트레인은 올해 '너만의 리듬에 맞춰'라는 키 메시지를 바탕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바쁘게 흘러가는 세상에서 흔들리지 않고 나다움을 누리자고 말하고 있어요. ‘너만의 리듬'에는 자기만의 속도를 지키자는 의미와 동시에 자기만의 리듬으로 춤을 추자는 의미가 담겨있죠. 때로는 혼란스럽고 때로는 무겁기도 한 세상에서 당신을 조급하게 만드는 것들은 내려놓고 피스 트레인에 몸을 실어요. 그곳에서 나누는 자유로움과 진정한 평화가 우리를 다시 살게 할 거예요.
본 레터에 사용된 이미지의 출처는 모두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입니다. ⓒDMZ Peace Train Music Festival
Editor's comment
당신에게 음악은 어떤 존재인가요? 사실 전 음악 없는 세상이 상상이 되지 않아요. 저에게 음악은 순간을 기억하는 장치 같은 거예요. 작년 추석 연휴 시골집에서 서늘해진 아침 공기에 일찍 눈이 떠졌을 때, 양희은의 가을 아침을 들으며 화단의 방울토마토를 땄고요. 올해 초, 오랜만에 아빠를 만났을 때는 아빠의 최애곡인 꿈의 대화를 들으며 드라이브했어요. 재수생 시절 모의고사를 망치고 돌아온 어두운 자취방에서 이소라의 Track9을 들으며 눈물을 찔끔했던 것도 기억나고요. 얼마 전 유난히 힘들었던 어느 날에 지하철을 타고 한강을 건너는데 이어폰으로 권진아의 흘러가자가 플레이되어 놀랐던 날도 떠오르네요. 음악은 그 순간 감정의 깊이를 배로 끌어내는 듯 해요. 당신에게도 그런 순간이 있었을지 궁금하네요. 아래 질문을 남겨둘 테니, 한번 떠올려 보세요! 날이 금세 선선해졌어요. 여름도 곧 가려나 봅니다. 그래도 떠나는 여름을 조금은 아쉬워해 주시길:)
Editor 모과 |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단어를 좋아합니다. 건강한 마음에 새기는 좋은 이야기로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 해당 아티클은 '돌멩이레터' 66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아티클의 저작권은 '돌멩이레터'에 있습니다. 원문은 여기를 누르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