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사랑과 평화를 찾아서 / 피스트레인 콘텐츠 매니저 장채영

2021-09-02


사랑과 평화를 찾아서 

/ 피스트레인 콘텐츠 매니저 장채영


 피스트레인 사무국 합류 2년 차, 나는 아직 피스트레인에 가보지 못했다. 


‘힘든 시기 잘 지내냐’는 친구의 물음에 괜찮다고 답했다. 나 괜찮은 건가. 2020년 6월, 피스트레인 취소를 발표하던 날의 공기가 생생하다. 동료들 앞에서 울어버리고 말았던, 축제를 좋아하는 마음이 큰 만큼 아픔도 가득했던 나는 어느새 “취소”와 “연기”라는 단어가 익숙해졌다. 올해 3월, 피스트레인은 “취소는 없다”라고 공지했다. 


ⓒ DMZ PEACE TRAIN MUSIC FESTIVAL


그리고 5개월이 지났다. <사회적 음악두기, 심리적 평화듣기> 캠페인 하에 사무국 플레이리스트 그리고 최근에 발행한 철원의 소리 플레이리스트 등까지 여러 콘텐츠를 기획하기도 했지만, 그동안 피스트레인 사무국에는 많은 파도들이 들이닥쳤더랬다. 


그저 하던 일을 하려는 건데, 뱉어놓고 보니 "취소는 없다" 라는 패기로운 문장이 우리의 등대처럼 느껴진다. 


 서울 ⓒ DMZ PEACE TRAIN MUSIC FESTIVAL


음악을 사랑하고 축제와 공연을 만들고 싶다며, 이름도 긴 문화콘텐츠와 문화예술경영을 공부했다. 국내의 여러 페스티벌에서 ‘자원 활동가’로, 세계 각국의 페스티벌을 ‘페스티벌 고어’로 다니다 마침내 2020년 2월, 피스트레인 축제 사무국에 당당하게 합류했다. 


2020년 5월, 1년 차의 업무일지를 피스블랭크 <코로나 시대, 페스티벌 사무국 신입 업무일지 : 모든 춤에 삶이 있다>에 기고하고, 2021년 2월, 이를 바탕으로 세계 각국의 페스티벌 여행기와 음악으로 덕업 일치하는 이야기를 엮은 <귀로 숨을 쉽니다>를 출판 했다. 축제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가득했지만, 사라진 동료들과 현장의 부재라는 삭막한 분위기. 원동력 없이 앞으로 나아갈 힘은 여로모로 부족했다. 그러니까, ‘왜’ 이곳에서 일을 하는지, 감각이 흐릿해져가는 채로 자꾸 음악을 좋아하는 마음을 탓했다. 


음악은 죄가 없는데.


무기력이 살 끝에 앉아 공기마저 도사리던 작년과는 또 무언가가 달라졌는데, 이 깨림칙한 느낌은 뭘까. 그렇다고 강해진 건 절대 아닌데 말이다. 함께 하지 못하는 에너지와 라이브 무대를 잃어버린 것에 익숙해진 시간 동안 사무국 2년 차가 된 나는, 문득 이렇게 익숙해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해할 수 없는 시대를 마주하면서 하루에도 열두 번씩 오르내리는 감정에 어떻게 하면 평화가 깃들 수 있는지 찾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도통 모르겠는 지금 이 상실의 시대에서, 뮤지션이 아닌 페스티벌과 공연 혹은 음악을 매개로 시공간을 기획하는 사람들을 직접 찾아가 존재를 확인해야겠다고. 


다시 말해, 피스트레인을 하고 있지만, 피스트레인을 느낄 수가 없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스트레인 현장을 함께 만들었던 사람들을 직접 찾아가 물어야겠다고 말이다. 


다들 어디서 어떻게 지내나요? 

살아있나요? 안녕한가요? 

지금도 음악과 라이브가 좋은가요? 

그리하여 우리는 올해 가을, 

피스트레인을 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어디를 향해 가고 있나요? 



☮ 글 | 장채영 Lucia ChaeYoung Jang 

 Content & Communication Manger

☮ 발행 |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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